가장 더웠던 8월 열흘 미국에 사는 동생이 서울에 다녀갔다.
메신저로 언제나 닿을수 있지만 바로 눈앞에서 마주보는 것은 일년에 한두번 뿐이다.
옛날 생각을 했다.
우리가 어렸을때,
함께 있는게 당연했을때,
그리고 이제는 늙어버린 변해버린 나와 동생과 우리 엄마 아빠.
그때의 장소는 그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사람은 다 떠났거나 남아 있다해도 모두다 변했다.
과거의 그 장소에 더이상 없는 사람이 보고싶은게 그리움이고 그렇게 보고싶은 사람은 아주 특별한 대상이다.
세개의 그림은 과거의 어떤 장소와 시간에 당연한듯 같이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이제 각자 흩어져서 변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보고싶다는 생각과 감정에 대한 것이다.

머릿속에 떠올렸던 최초의 이미지의 개념과는 많이 다르게 그려졌고, 그래서 붓을 놓은 직후엔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여기저기를 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이대로 두고 다음에 다시 보자 하고 작업실을 나섰다.
그런데 며칠후에 보니 나쁘지가 않았다.
애초에 떠올렸던 이미지대로 그린건 아니었지만,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생각이다.

그리움에 관해서는 일단 이 세개로 끝이다.
2024. 8월 26일